Monte de Venus interview


Hello. Monte de Venus.

스무살 부터 시작한 일을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건 채 찍지 못한 영화를 갈무리하는 일이며, 다 읽지 않은 소설을 설명하는 것과 같다. 일은 계속될 것이며, 채 끝나지 않았기에 찬란한 인생의 순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몬띠드베누스는 그렇게 믿는다. 아직 끝을 말하기에는 많이 남았다고. 일을 하다보면 그려지는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간다.이십 년의 시간을 지나온 지금. 이제 첫 계단을 오른 느낌이라는 말을 듣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서는 많은 말이 필요 없다. 대신 느낌을 믿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믿는다. 그렇게 점점 미래를 뚜렷하게 그려나간다.

 

Why?
선택에는 이유가 있다. 왜?

제가 오기 전에 샵 이름을 검색해봤는데요…

몬띠드베누스를 구글에서 검색하면 큰일 납니다. 꼭 네이버에서 검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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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찾아보니까 굉장히 섹슈얼한 의미가 있더라고요. 뭐, 그냥 신체 부위를 지칭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왜 그렇게 지으셨죠?

네, 이름에 임팩트를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자를 색다르게 표현하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노골적인 느낌도 좀 있지만 반대로 우아한 느낌도 날 수 있는 이름을 찾고 싶었어요. 비너스는 기본적으로 여신이라는 뜻인데 몬띠드가 붙는 순간 다른 뜻이 되더라고요. 근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모를 테니까, 이 말에 대한 이미지가 확실하게 형성되어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요. 감춰져 있는 뉘앙스를 은연중에 드러내기 좋다고 생각했죠. 근데 이름이 무슨 뜻인지 물어보는 사람들은 별로 없네요.

왜 정자동이에요? 카페 골목도 아니고 반대쪽 골목이잖아요.

아, 강남은 무조건 싫었어요. 너무 오래 있기도 했고. 그러다 보니까 외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트렌드에 크게 벗어나지 않은 공간이 어딜까 고민했어요. 조용한 동네에서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기도 했고, 근데 찾기가 정말 힘들더라고요. 계속 찾다 보니. 이곳. 정자동이 눈에 띄었어요. 카페 골목 쪽에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제 매장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이곳으로 골랐어요.

밖에서 보기엔 ‘바’나 ‘카페’ 같은 느낌이 있어요.

실제로 카페인 줄 알고 그냥 막 들어오시는 분이 있었어요. 밖에서 봤을 때 ‘아 저기서는 뭘 해보고 싶다.’ 이런 느낌을 주고 싶었고, 또 ‘근데 좀 비쌀 것 같네’ 하는 그런 분위기? 알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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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1:1 예약제인가요?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지금 거의 100% 예약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장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시간에 맞춰서 제가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그건 손님도 마찬가지고 또 편안하게 시술받고 갈 수 있잖아요. 단점은 수익성 면에서는 아무래도 약하죠. 반대로 손님은 요금이 비싸다고 느껴질 수도 있고 근데 이건 시작이니까. 무조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이런 생각은 안 하고 있어요.

 

How?
어떻게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

미용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저는 휴스턴에서 태어났어요. 학생 때 운동을 했고, 스무 살 때까지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라본 적도 없었어요. 사실. 그런데 부모님이 패션업계에서 종사하시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이 길로 접어든 부분이 있어요. 어렸을 때, 좀 방황을 하고 그랬는데 어머니가 은연중에 미용 일을 해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본가 근처 청담 쪽 미용실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하다 보니까 뭔가 잘 맞는 느낌이 있어서 그냥 계속했는데, 이렇게 됐네요.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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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언제부터 시작했어요?

와 진짜 어렸네. 스무 살.

운동하다가 진로를 바꾼 셈이니까 어쨌든 도전이었겠네요?

음, 도전은 아니었어요. 가끔 직원 면접을 보는데, 다들 미용일이 좋아서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아니에요. 잘 맞는 느낌은 있었지만 그래도 이거 계속 해야 하나? 다른 길은 없을까? 이 일을 하는 게 맞나? 이런 고민 계속했어요. 근데 어머니의 손재주를 물려받은 탓인지.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한 번 들으니까 계속 듣고 싶어지더라고요. 승부욕도 발동해서 다른 사람들한테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는 것도 싫었으니까. 저는 제일 일찍 출근해서 제일 늦게 퇴근했어요. 그렇게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내 일이구나 이렇게 생각이 되더라고요. 빨리 배우고 성장하고 싶었기 때문에 진짜 열심히 일했어요.

여러 미용실에서 슈퍼바이저로 일을 하셨던 거 같은데 왜 다시 작은 미용실을 운영할 생각을 했어요?

사실 우리나라 상황에서 개성이 담긴 샵을 꾸미고 전문성이나 예술성을 갖추고 일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근데 저는 그게 싫었어요. 그래서 유학을 다녀오고 여러 경력을 쌓으려고 노력했죠. 그리고 미용해서 돈을 벌자는 마음보다도 브랜드 사업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일단 이름을 알리는 게 먼저니까 80평대 매장을 차리고 스텝도 20명 이상 꾸려서 운영했어요. 근데 너무 그림을 크게 그린 경향이 있었죠. 영감만 갖고 일을 하려니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서 차라리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경영자가 아니라. 디자이너로. 직접 필드에서 뛰면서.

 

Who?
몬띠드베누스를 찾는 사람들.

오픈하고 반응은 어땠어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어요. 이제 기반을 좀 닦아놓은 느낌? 오픈하고 나서 홍보 활동을 거의 안 했거든요. 일부러. 빨리 뭔가를 진행하고 싶지 않았어요. 반응도 보고 천천히. 그래도 오시는 손님은 꾸준히 오시니까. 기억에 남는 고객 한 분은 총 27명 정도를 소개해 줬어요. 신기하죠? 그래서 그분 때문에 손님 많이 늘었어요.

그 분은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을까요?

저는 손님을 대할 때 굳이 기분을 맞추려고 하지 않아요. 그게 좋으셨던 거 아닐까요? 사실 제가 이곳에 있는 이유. 손님이 찾아온 목적. 굳이 말하지 않아도 뚜렷하잖아요. 그냥 저는 결과물로 말하면 돼요. 그리고 머리 자르는 게 일종의 대화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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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보통 손님들에게 스타일을 제안하는 편이겠네요?

네 그럼요. 손님은 당연히 고민하겠지만, 제가 더 잘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저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사람이니까요. 순간적으로 그 사람의 이미지를 캐치해서 그에 맞게 작업해요. 괜히 손님이랑 이런저런 이견을 조율하게 되면 오히려 결과물이 어정쩡해지더라고요. 손님이 마음에 들지 안 들지 모르지만, 그건 결과론이고. 일단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손님의 취향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데 유용한 아이템이 있어요?

딱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이미지가 제일 중요하죠. 옷 스타일로 느껴지는 것도 있고. 아, 그리고 눈 색깔을 봐요. 그렇게 요소들을 조합해서 판단해요. 그렇게 순간적으로 느낌이 오면, 그 이미지를 그린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진행해요.

시술하면서 본인만의 철학이나 원칙이 확실히 있는 편이네요.

엄밀히 말하면 이곳은 나만의 공간이잖아요. 이 공간에 들어온 이상 저를 믿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설령, 손님이 만족을 못 해서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는다고 해도. 제 원칙을 지켜야죠. 예를 들어,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맛이 없다고 다시 끓여 달라고 할 수는 있지만 결국은 비슷한 맛일거라고요. 저도 경력이 벌써 20년에 유학도 다녀왔어요. 그러니까 저만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히 있는 거고, 스타일이 확고하게 성립되어 있는 거죠. 누구를 따라갈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이제는. 가끔 누군가에서 영감을 얻을 수는 있지만, 가야 하는 방향을 구체적으로 그리는 것은 제가 할 일이니까. 누구의 의견에 따르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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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ch?
몬띠드베누스를 나타내는 것은?

공간을 꾸미면서 혹시 에피소드 있었어요? 아예 인테리어 에이전시한테 맡기신 것 같은데?

네. 저는 전적으로 맡겼어요. 미팅 한 번 하고. 그냥 내 이미지랑 똑같은 공간을 만들어 주세요. 그 말만 했어요.

불안하지 않았어요?

한 달 넘게 공사 진행을 못 하더라고요. 오히려. 근데 그래도 믿고 기다렸어요. 예를 들면, 누군가가 내 이미지를 그려준다고 했을 때, 자꾸 제가 그림을 확인하면서 참견을 하면 그게 제대로 된 저의 이미지겠어요? 일종의 압박이잖아요. 그건. 그래서 진짜 공사 기간에 한 번 왔어요. 딱 한 번.

이곳에 사장님을 똑 닮은 물건들이 있나요?

뭐 없어요. 있는 게 없고. 그냥 저는 이 공간이 자체로 좋아요. 저랑 똑 닮은 공간이니까. 전체적으로 은유가 아니라 직유예요. 제가 이 공간의 얼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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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브롬톤 폴딩 미니벨로는?

출퇴근용! 취미는 아니에요. 진짜 실용적인 목적이지. 제가 이 근처 사는데 은근히 걸어오기에는 멀더라고요. 자전거 타면 딱 적당한 거리인데. 근데 또 멋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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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영감의 원천.

흘러나오는 음악은 직접 다 선곡하시는 건가요?

네 그럼요. 음악이 중요하니까. 작업할 때 최대한 영감이나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것들을 플레이하죠. 차분한 음악이 들리면 작업할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들으면 마음이 침착해지고 잔잔하게 가라앉으니까 집중이 잘 돼요. 업템포의 음악은 정신이 혼란스러워요.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노래는 샘 스미스 노래나 아델 노래 많이 들어요. 제 친구예요.

새로운 트렌드는 어떻게 확인해요?

여행을 가요. 거의 가는 곳은 정해져 있어요. 사람이 아주 많은 곳. 아니면 사람이 전혀 없는 곳. 많은 곳은 라스베이거스. 없는 곳은 자연을 보러 가요. 제주도로 꼭 한 달에 두 번. 풀이 자라는 모습, 나무가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은근히 머리 모양이랑 비슷하거든요. 그래서 헤어스타일에 대한 영감도 떠올라요. 라스베이거스는 정말 화려함의 극치예요. 잡지나 영상으로 보는 거랑은 전혀 달라요. 직접 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있어요.

본인이 꼭 신경 쓰는 패션 아이템은 있어요?

꼭 신경 쓰는 건 없지만 제가 좋아하는 건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루즈한 핏!

좋아하는 브랜드는?

좋아하는 브랜드야 많지만 제가 돈이 없네요. 특히, 솔리드 옴므, 시스템 옴므 좋아하고요. 그리고 청바지도 좋아하는데 핏하게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디스퀘어드. 좀 내려 입고 싶다 하면 누디진. 로퍼, 구두, 스니커즈에 모두 다 잘 어울려서 좋아해요.

 

What?
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일의 집중도를 높이려는 방법? 일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집중을 높이려면 하루를 잘 시작해야 하고 끝내야 해요. 아침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운동을 해야 하고, 자전거를 타고 출근해서 예약 확인하고, 손님 기다리면서 따뜻한 물 한 잔 마시는 거. 그리고 일 다 마치면 집에 가서 일기를 쓰는 거. 무조건 지키거든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생활 패턴을 잘 그리고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결국 일의 집중도를 높여주는 방법 같아요.

매일 그러면 지겹지 않아요? 가끔은 그 트랙에서 벗어나는 거로 얻어지는 힘이 있잖아요.

그렇긴 하죠. 쳇바퀴 도는 느낌도 있고. 하지만 근본적으로 노선에서 아예 이탈해버리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있나 봐요. 그래서 꽉 짜인 지금의 생활이 좋고 나를 잡아주는 건 결국 나뿐이구나. 그렇게 생각하죠.

그러면 쉴 때 하는 일은?

운동이 취미예요. 일상이기도 하지만. 근데 기본적으로 여유시간이 없어요. 진짜 바빠요. 가끔 술 먹는 게 전부죠. 탱커레이 진 좋아해서 집에서 한 잔씩 마셔요. 그리고 아내가 첼리스트인데 가끔 연주해주는 거 들으면 그게 그냥 힐링이에요.

 

Work?
앞으로의 목표는?

5년, 10년 후 계속 일을 하기 위해 본인이 노력하고 있는 일?

이것도 면접 중에 들은 답변인데, 몇 살까지 하고 싶냐고 물으니까 나이가 사십 중반, 오십이 되면 가위를 놔야 하지 않을까? 다들 그러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 생각에 동의하지 않아요. 손으로 하는 일이 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기만의 색깔이 더 진해진다고 믿거든요. 정말 열심히 했다면 시간이 주는 선물 같은 거죠. 그러니까 나이가 먹더라도 그걸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하루에 손님을 한 명 받더라도 내 가위로 직접 작업을 하는 게 제 목표예요. 또 시간이 금방 지나가잖아요. 지금 이 매장뿐만 아니라 다섯개 정도 더 운영하고 싶거든요. 몬띠드 베누스를 잘 아는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랑 매장을 하나하나 늘려나가고 싶어요. 얼마나 빛이 나겠어요. 그런 목표를 달성하면 아마 제 나이가 자연스럽게 예순 정도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 목표가 있어요?

나한테 의심이 들고 의문이 들 때가 있지만, 결국 제가 길을 만든다고 생각해요. 일단 정했으면 그냥 가는 거예요. 그게 길이 되면 이미 누가 따라올 수 있는 길이 아니잖아요. 나는 저만큼 가 있을 테니까. 그냥 나만의 길이 되는 거지. 그렇게 저를 드러내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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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 같이 행복해지는 거. 뭔가를 혼자서 다 갖는 건 싫어요. 지금 베누스의 이름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과 다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이곳에 오는 손님들까지 포함해서요.

 

Monte de Venus is ________?
몬띠드베누스가 말하는 몬띠드베누스는?

어떤 샵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저기 원장이 완전 미친놈인데, 공간이 멋있고, 가서 머리를 잘랐는데 정말 잘하더라. 물어보지도 않고 알아서 잘 자르더라. 이렇게?

 

the cut

 

 

Monte de Venus

경기 성남시 분당구 느티로69번길 22
031-713-0019
instagram.com/director_ven

 


edit : 제형준,이수진 / photo : 오치화 / design : 박지현,국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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