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onhuidong nail interview


Hello. 연희동네일

가까운 남이 먼 일가보다 낫다는 말 들어본 적 있나요? 그만큼 이웃 간의 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겠죠. 지금은 느껴보기 힘들 정도로 삭막한 동네 풍경이 되어버렸지만, 내가 어렵거나 슬플 때, 기쁠 때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 중 하나는 바로 이웃사촌이었답니다. 혹시 내 주변에 가까운 이웃사촌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나에게 주어진 선물이 아닐까요? 서울 한복판 마음 둘 곳 없는 사람에게도 아직 이웃 간의 정이 남아있는 동네. 서로 맞잡은 두 손이 따뜻한 동네. 여기는 연희동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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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살 때부터 네일을 시작했고 현재 38살이에요. 처음에는 진짜 얼떨결에 시작했지만, 네일이 너무 좋아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필연적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세한 얘기는 뒤에서 마저 할게요(웃음).

 

Why?
연희동 네일 선택과 이유

연희동 네일! 굉장히 뭔가 동네를 대표하는 것 같은 당찬 이름인 것 같아요. 이름을 이렇게 지으신 이유가 있나요?

우선 연희동이라는 동네의 상권이 20대, 30대 위주의 젊은층이 아니라 30대부터 40대, 50대까지 살짝 중년층의 상권에 가까워요. 연희동을 오게 된 이유는 일단 제가 네일아트를 오랫동안 하다 보니 늘 시간에 쫓기고 치여서 가격으로 흥정할 수밖에 없는 소위 ‘젊은 상권’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 지금은 연희동이 많이 핫해져서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긴 하지만, 제가 연희동에 왔을 당시만 해도 매우 한적한 동네였거든요. 연희동으로 찾아와서 이름을 뭐로 할까 생각해보니 여기는 그냥 할머니들이 생선집, 철물 집, 빵집, 무슨 집 이런 식으로 부르시더라고요. 이게 그냥 너무 멋을 부리지 않은 연희동스러운 분위기인 것 같아서, 저희 네일샵의 이름도 연희동 네일로 짓게 되었어요. 연희가 또 여자아이의 이름 같은 예쁜 느낌이 있잖아요. 질문해주신 것처럼 연희동을 대표하는 네일샵이 되고 싶기도 했고요. 저를 이전부터 아시던 분들은 네일샵 이름을 연희동 네일이라고 지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잘 어울린다고 얘기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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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네일을 아직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젤네일은 어떤 빛의 범위 안에서 액체를 고체화시키는, 다시 말해 ‘광중합’ 시키는 과정이에요. 일반적인 네일 폴리쉬는 말린다고 표현을 하는데, 젤네일은 굽는다, 큐어 한다고 표현하거든요. 완전히 다른 부류의 네일이에요. 사실 젤네일엔 기본적으로 화학 성분이 들어있고, 그래서 누구나 한 번쯤 젤네일을 자주 하면 손톱이 많이 손상된다는 얘기를 들어 보셨을 거예요. 떨어지는 속도가 늦어지는 만큼 화학 성분이 더 많이 들어있어서 손톱에 손상이 가고, 더 많은 자극이 생기는 거죠.

이 동네 특성상 고객님들의 연령대가 조금 높다 보니 젤 네일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 샵은 더욱더 최대한 손톱에 무리가 없는 좋은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신경 쓰고 있어요. 항상 경각심이 있거든요. 다행히도 예전에 비해 젤네일의 성분이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실제 치아에 사용하는 레진으로 만든 젤이라던가, 손톱에 무리가 가지 않는 좋은 젤들이 이전에 비해 훨씬 많이 나와있고요.

저는 젤을 하지만, 막 하고 싶지도 않고, 젤만 하는 네일샵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젤만 해서는 네일의 기본적인 원리부터 알아가기 힘든 부분이 있어서 젤네일을 전문적으로 하되, 폴리쉬 네일도 병행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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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때 얼떨결에 시작하셨다고 했는데, 네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떤 것이었나요?

당시에 제가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상황이 좀 많이 답답했어요. 그래서 번화가에 위치한 쇼핑몰에 갔다가 우연히 짧은 손톱을 가진 여자분의 손톱을 연장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어요. 한국에는 그때 네일샵이 1개? 혹은 2개 정도 밖에 없어서 매우 생소했거든요. 흥미롭더라고요. 손톱을 연장하는 손님을 3번 보고 나니까 쇼핑몰이 문을 닫을 시간이 되었어요. 쇼핑몰을 나오면서 저는 곰곰이 생각했죠. ‘내가 밥도 먹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5시간이 넘도록 움직이지도 않고 무언가를 몰두해서 보는 열정이 20살까지 있었었나?’라구요.

집에 돌아오고 나니 그때 제가 이모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이모께서 잔뜩 화가 나셔서 짐도 다 싸 놓으셨더라고요. 한국으로 가라고 하셨어요. 말도 없이 하루 종일 외출하고 돌아왔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밤새 한숨도 못 자고 다음날 새벽에 울면서 이모에게 솔직하게 말했어요. 네일 시술하는 장면을 보느라 늦은 거라고요. 얘기를 들으신 이모는 바로 아침에 저를 네일학원으로 데려가셨어요. 바로 그때부터 네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한국 집에는 비밀로 하고요. 그렇게 네일을 배우고 한국에 오게 되었고, 한국에서 네일 아티스트로 활동하기 위해선 자격증이라던가 한국의 네일에 대해서도 알아야 했기 때문에 네일학원을 다니며 시간강사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웃음)

생각해보니 제가 어릴 때 아기자기한 그림 그리는 것을 정말 좋아했더라고요. 예를 들어 친구들에게 하이테크 펜으로 손톱에 꽃을 그려주거나, 편지 쓸 때 연습장에 예쁜 그림을 그려서 편지지를 만들어주고 하는 것들이요. 이게 네일을 하게 된 지금의 모습과 다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이제 경력은 얼마나 되셨나요? 그동안의 경험과 경력을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20살부터 했으니 벌써 20년 가까이 되었네요! 연희동에서 있는지는 만 4년 되었고요. 천안에서 네일샵을 8년 정도 했고, 홍대 가게에서도 3년 했어요. 대표적으로 샵을 오래 했던 건 이 정도네요.

저는 프랜차이즈 샵에서도 일은 해보았지만 관심이 전혀 없었어요. 프랜차이즈 샵의 경우 제가 원하고 추구하는 네일과는 달리, 손님에게 하지 말아야 하는 모든 것들을 하고 있어서 1달 만에 그만둔 가게들이 많아요. 그리고 개인샵 오픈할 때 실장님으로 들어갔던 적이 있는데, 2달 정도 제가 운영하며 샵 분위기를 만들고, 직원들 교육하고, 샵의 단골손님까지 만들어드리는 일을 했었어요. 보통 제 생각과 맞는 진정한 제 사람을 만들려면 적어도 1년 이상 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규 손님은 그렇다 쳐도, 2달이라는 시간 안에 직원들을 완벽하게 교육하고 괜찮은 마인드의 네일 전문가로 만들기란 정말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1년 반 정도 하다가 회의감이 너무 느껴져서 그만두었죠. 제가 열심히 만들어 놓는다고 하더라도 결국 제가 운영하는 샵이 아니었기 때문에 고객님들에게 물건을 강매하고, 회원권에 대한 강요를 하시더라고요. 오히려 역효과가 난 적도 있었고, 사업의 방향이 너무 달랐기 때문에 제가 이 일을 하는 게 전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이후에는 모두 개인샵, 1인샵으로 오픈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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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연희동 네일만의 방식

샵을 여러 곳에서 오픈하셨던 건 어떤 이유에서 였나요?

한자리에서 뭔가 완성도가 느껴지면 또 다른 걸 하고 싶었어요. 도구는 항상 네일이었고요. 천안에서는 저희가 결혼하고 내려간 거라 신랑하고 같은 공간에서 카페와 네일을 같이 했었어요 그렇게 8년 정도 하다가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가 태어난 뒤 제 몸이 급격하게 약해져서 손에 마비가 심하게 왔었어요. 일을 그만두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고, 1년 정도 쉬기로 결정하고 요양을 했죠. 하지만 나아지니 다시 이 일이 하고 싶었어요. 이전에는 정말 순수한 가치만을 쫓았지만, 오래도록 이 일을 즐기며 하기 위해서는 돈을 버는 것에도 조금은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음을 먹자마자 제주도에서 곧장 서울로 오게 되었죠. 조금 천천히 갈 수 있는 동네가 바로 이곳 연희동이었어요. 내 손님과 내 사람들을 하나둘씩 만들어가는 여기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예약제의 작은 샵으로 운영할 생각이셨는지요?

저는 처음부터 예약제의 샵으로 거의 10년 이상 운영해왔어요. 처음엔 워크인 손님 50%, 예약 손님 50%로 시작했지만 점점 예약 손님이 70-80%로 늘어나고 혼자 하는 게 더 편해지는 시점이 오더라고요. 예약제의 장점 중 하나는 손님과는 친밀도가 정말 높아진다는 거예요. 지금은 90% 이상이 예약제가 되었어요. 연희동의 경우는 지역적인 특성 때문에 워크인 손님의 비중을 10% 정도로 두고 있는데, 할머니나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이 바로 이 10%를 차지하고 계셔요. 이분들이 워크인으로 저희 샵을 찾아 주셨을 때는 딱 그 시점에 네일이 꼭 하고 싶으셔서거든요. 고객님들의 그런 마음을 알기 때문에 10% 정도는 늘 여유를 두고 운영하고 있어요. 저희 샵에서 가장 나이가 높으신 분은 아흔 살 정도 되신 할아버지세요. 발에 굳은살 때문에 케어 받으러 오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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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으로 오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언제부터 이곳에 자리하게 되었는지요?

돈을 벌고 싶어서 곧장 서울로 왔지만, 홍대 쪽은 분위기를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너무 가기 싫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홍대에 갔다가는 이 일이 재미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은 천천히 돌아가는 이곳 연희동으로 오게 된 거예요. 20살 때 사러가 마트를 와 본 기억이 있어서 이곳을 우연히 다시 찾아오게 되었는데, 그때 이후로 정말 조심스럽게 변하고 있다는 걸 느꼈고 여기다 싶었어요. 동네에 계신 분들과도 진심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돈을 목표로 오픈했던 샵이지만 결국 사랑방처럼 운영되고 있네요.(웃음) 정말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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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고 계신 제품은 어떻게 공수해 오시는지 궁금해요.

일본에 1년에 1-2번 정도 방문해서 제품을 직접 사 오고 있어요. 그리고 국내 재료상을 수시로 방문하기도 하고요. 네일 제품의 경우 일반 샵에서는 거의 전화주문을 하거나 영업사원이 오는데, 저는 직접 매장에 방문해서 물건을 보고 새로 나온 물건에 대한 설명도 듣고 그렇게 구매하는 방식을 선호해요. 2-3미리 파츠 하나도 어디에서 만드냐에 따라 차이가 정말 크거든요. 모서리의 디테일 하나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꼼꼼하고 까다롭게 고르고 있어요. 남대문과 동대문의 재료상은 평소에 오전 시간이나 밥 먹는 시간 활용해서 다녀오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도 네일 관련 제품 박람회가 열리는데, 주기적으로 박람회에 다녀오곤 한답니다.

예약제로 운영하면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있을까요?

저 뿐만 아니고 관리받으신 손님들이 그 시간에 대한 보장을 받기 때문에 장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연희동에서 예약제를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았어요. 동네 분들이 연세도 있으셨고, 손톱 관리를 예약하고 받는다는 개념을 이해시켜드리기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꾸준히 설득하고, 내가 아닌 다음 손님에 대한 얘기도 말씀드리고 그렇게 하다 보니 예약문화를 만드는데 꼬박 1년 정도가 걸렸어요. 지금은 예약을 안 하고 오시는 분들도 조심스럽게 물어보셔요. 지금 바로 안되지? 하면서요.(웃음) 훨씬 부드러워지셨고, 이제는 다른 분들이 예약 없이 오시면 예약제에 대해 저보다도 더 잘 설명해주셔요.

제가 예전에 다른샵이나 백화점에서 일했을 땐 예약 간격을 터무니없이 길게 띄워 놓았었어요. 그걸 조금만 당겨도 굉장히 여러 명이 시술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예약 간격을 35분, 40분, 50분, 심지어 속눈썹은 25분 정도로 5분 단위까지 쪼개서 받아요. 저희가 서비스를 바로 못 해드리는 건 정말 여유가 없어서 못 해드리는 걸 이제는 손님들도 잘 아셔요. 굳건한 믿음 아래서 서로의 자리를 보호받고 있어요.

 

Which?
컨셉 그리고 공간에 관하여

네일샵인데 화려하기보다는 굉장히 차분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에요. 가게의 컨셉을 설명해주세요.

저는 핑크, 보라, 화이트 컬러로 네일샵을 꾸며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이번 연희동 샵은 정말 저와 꼭 닮은 느낌의 인테리어로 하고 싶었기 때문에, 업체를 찾기보다는 신랑과 둘이 직접 꾸몄어요. 여자 고객님들이 주로 오는 샵이기 때문에 오히려 중성적이고 남성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싶었고, 제 외모가 뛰어나지 않은 점도 분위기를 더하는데 한몫한 것 같아요. 네일에 사용되는 컬러는 엄청 다양하잖아요. 이 색을 가장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색은 블랙과 화이트라고 생각했고, 최대한 심플한 결과물이 나오도록 신경 썼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희 샵의 차분한 분위기를 강조함으로써, 저희와 스타일이 맞는 손님들이 찾아주시길 바랐어요. 더 다양한 스타일을 할 수는 있지만 저희가 추구하는 색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인스타그램에도 많이 고르고 차분한 사진 위주로 올리고 있어요. 저를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마케팅과 브랜딩이 바로 이런 방법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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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시술이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간을 깔끔하게 꾸미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인테리어 하실 때 어떤 기준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셨는지?

저희 샵은 네일, 패디, 속눈썹, 왁싱, 젤 시술부터 기초 강의, 케어, 취미반, 샵 컨설팅까지 두루두루 운영되고 있어요. 우선 공간을 나눌 땐 시선을 가리는 벽보다는 스피커를 최대한 활용했어요. 패디 쪽 공간에서 네일 쪽의 대화가 너무 많이 들리지 않도록 중간에 위치 시켰죠. 그리고 최대한 손님을 겹쳐서 잡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롯이 집중되어 관리받는 느낌을 드리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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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인테리어와 공간을 구상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저희 가게 공간이 천고가 굉장히 높아요. 너무 천장이 높으면 휑한 분위기가 있을 것 같아서 천장에 뚜껑이 달린 느낌을 주기 위해 신랑과 둘이 까맣게 색칠했어요. 인테리어 작업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구매했던 게 바로 이 소파에요. 저희가 새벽에 작업을 주로 해야 해서, 아이를 재울 곳이 필요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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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소파에서 잠들면, 저희는 열심히 천장을 칠했는데 작업을 마치고 나면 아이 얼굴에 페인트가 떨어져서 완전 점처럼 되어 있더라고요. 저희 얼굴도 마찬가지로 점 투성이고… 너무 웃겼죠. 좋은 재료를 쓰자는 주의여서 참 다행이었다고 생각해요. 수성으로 칠해서 색이 잘 나오지 않아 3일을 꼬박 칠했어요. 어쨌든 기억에 남는 웃긴 에피소드죠. 그리고 여기 벙커같이 뚫린 부분은 공사를 마무리하는 기간에 신랑의 카페 공사 기간과 맞물려서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두게 되었어요. 신랑이 나중에 마무리해준다 그러고 떠나긴 했지만, 전 이게 은근 좋더라고요. 빈티지한 느낌도 있는 것 같고요. 아! 신랑은 망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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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연희동 사람들

오픈하고 천안과는 달리 처음 반응은 어땠나요? 그리고 지금 많이 달라진 점은?

천안에서는 다 신기하게 봤었어요. 네일과 커피를 같이 하는 샵인샵으로 시작했거든요. 샵인샵은 잘못하면 한 쪽이 기울어서 초라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신랑과 서로 정말 최선을 다해서 프로처럼 하자고 다짐했었어요. 당시만 해도 샵인샵이 흔하지 않아서 신기해하는 손님들이 많이 와주셨던 것 같아요.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직원이 천안에 있을 때 손님으로 와주셨던 고객이셔요. 천안에서 단골을 잡기 굉장히 오래 걸렸어요. 지역적 특성상 대기업에 다니고 계신 분들의 비중도 높았고, 젊은 분들이 많았지만 직장 때문에 일시적으로 머무는 분들이라 맘을 쉽게 열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연희동은 분위기가 정말 달랐어요. 6개월 만에 동네 어르신분들께서 잘 왔다고 엉덩이 두드려주시고, 신촌이나 홍대 쪽으로 관리받으러 다니시던 분들도 지금은 연희동으로 거의 이전을 하셨죠. 알면 알수록 소소한 재미가 있는 동네에요.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오나요? 단골 고객과 신규 고객의 비중은 어떤지?

저는 새로 오시는 손님보다 원래 손님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규 고객 비중은 한 15-20% 안팎으로 유지하고 있어요. 단골 고객의 비중이 높은 건 제가 제품 구매를 권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샵에서 제품 판매로 차지하는 매출은 3%도 안되네요.(웃음) 저희는 좋아하시는 네일 색상이 있으시면 바르고 가시라고 권하는 편이에요. 제품을 구매했는데 막상 집에 가서 잘 안 바르시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샵의 신뢰도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저희 가게가 고객들에게 부담 없는 가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렴한 시술을 받더라도 편안할 수 있고, 회원권을 강매하지 않고, 1년 만에 방문을 하더라도 날 기억해주는 그런 샵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희는 재방문이 90% 이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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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영감의 원천.

샵에 자신을 드러내는 물건이 있나요? 없다면 가장 신경 쓴 제품은?

전부 다요! 가장 신경 쓴 제품은 유리병이나 사진이고요. 그리고 초록이들! 제가 식물을 너무 좋아해요. 잘 키우지는 못하지만 자주 구매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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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 흘러나오는 플레이리스트는 무슨 기준으로 만들어요?

아침에 출근할 때 선곡 리스트에 날씨에 따라 한 5곡에서 10곡 정도를 골라서 넣어둬요. 그렇게 매일 넣다 보면 곡들이 차곡차곡 쌓이잖아요. 자연스럽게 곡들이 쌓이면서 희한하게도 비슷한 기분이나 날씨에 그때 넣었던 그 음악이 나오기도 하고, 내가 원했던 시간대에 원하는 음악이 나오기도 하는 그 느낌이 좋아요. 그래서 특별히 템포가 빠른 음악이 아니라면 음악은 다양하게 듣는 편이에요. 아침에는 가요를 주로 듣고, 해가 질 무렵엔 재즈도 들어요. 연희동 네일 플레이리스트가 따로 있답니다.(웃음)

새로운 트렌드를 체크하는 습관? 혹은 영감을 얻는 방법이 있다면요?

저는 최대한 생활 속에서 영감들을 많이 찾고 있어요. 옷 가게의 쇼윈도를 지나치다 옷의 배색이 마음에 들면 그 배색된 부분을 찍어두거나, 제가 좋아하는 일본 디자이너의 작품을 캡쳐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수시로 사진을 스크랩하고 있어요. 어떤 때는 떡집에 진열되어있는 떡의 색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그날 방문한 고객님들 손톱에 떡집의 색과 똑같은 색을 칠해드리고 사진을 찍고 이름을 붙인 적이 있어요. 사진의 제목은 ‘송편’이에요.(웃음) 찍었던 사진들을 수시로 들여다보지는 않지만, 최대한 사진을 찍는 그 순간의 그 느낌을 직접 눈에 담아둬요. 가끔 생각 날 때마다 사진을 넘기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찍어서 기록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아! 잡지는 잘 안 보는데, 왠지 인위적으로 트렌드를 만들어 간다는 느낌이 들어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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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네일의 스크랩 포토

 

여유 시간이 생겼을 때 주로 하는 일은? 어떤 취미가 있으신가요?

여유시간이 자주 있지는 않지만 한 번 생기면 아주 달게 쓰고 있어요. 주로 산책을 즐기는데, 문 앞에 팻말을 걸어두고 산책 다녀오기도 해요. 아니면 일부러 먼 곳까지 방문해서 밥을 먹고 오기도 하고요. 그리고 직원하고 저 둘이서 요즘은 기타를 배우고 있어요. 가끔 가게에서 연주도 한답니다.

전문가에게 취미는 어떤 존재일까요?

꼭 필요한 존재죠. 일을 하다 보면 나는 없고 일하는 사람만 있잖아요. 그래서 기타를 배울 때 쾌감이 있어요. 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나를 위해 돈을 쓰고, 내가 나를 표출하는 과정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그리고 다행인 건 제가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해요. 아이랑 같이 색칠공부도 하고요. 즐기고 있는 취미들이 제 일과도 어느 정도 연관되어 있어서 취미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평소에도 환기시킬 수 있는 일들을 만드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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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연희동 네일만의 차별점?


항상 즐겨 입는 스타일이 있으시다고 들었어요. 꼭 신경 쓰는 패션 아이템이 있다면?

블랙하고 화이트와 같은 무채색의 셔츠와 재킷을 주로 입어요. 유일하게 입는 유채색은 파랑이에요. 시술할 때 제가 화려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네일에 컬러링을 마치고 나면 마주 보는 고객님의 시선에선 제가 배경이 되잖아요. 컬러의 느낌이 더 잘 살아날 수 있도록 차분하게 정돈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시술대의 판도 어두운 컬러의 단색이나 화이트 색상으로 하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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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샵의 특성상 시술하는 동안 손님들과 많은 대화들이 오고 갈 수밖에 없잖아요. 샵에 방문한 손님들이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처음 오신 분은 제가 10분간 눈을 마주치지 않아요. 10분이 지나고 나서 고객님을 더 많이 보고 가까이서 보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손을 감싸서 따뜻하게 잡아드리는 편이에요. 제가 약간 중성적인 느낌이 있기 때문에 손을 잡는 순간 고객님들이 편안함을 느끼시는 거 같아요. 제 손이 정말 따뜻하거든요. 어떤 고객님들은 제가 손을 잡았더니 우시는 분도 계셨어요. 유난히 힘들었던 날에 따뜻한 손을 잡게 되어 위안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가끔은 직접 안아 드리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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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로 일하다 보면 집중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아요. 일의 집중도를 높이려는 방법?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면?

오픈 시간보다 최소 30분 정도 더 일찍 나와 커피를 내려요. 일종의 행위잖아요. 커피를 마시기 위해 커피를 갈고 다지고 포트에 내리는 과정이 약 10분 정도 걸리는데, 그렇게 해서 완성된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마음을 차분하게 갈아 앉히고, 음악을 듣고.. 그렇게 항상 준비를 해요.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가게에서 특별히 스트레스 받을 일이 거의 없어요. 혹여 이상한 고객님들이 오시더라도 그런 고객들을 제 색깔로 물들여가는 과정에 일종의 쾌감이 있어요. 내가 해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저에게 주어진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정말 바쁠 땐 어쩔 수 없지만, 중간중간 쉬는 시간도 꼭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픈 시간이나 마감할 땐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고 청소도 신나게 하는 편이에요.

반대로 비효율적이지만 꼭 해야만 하는 것. 일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요?

솜과 호일 자르기요! 시중에 커팅 된 솜이 나와 있지만 먼지가 훨씬 많이 발생하거든요. 호일도 저희가 직접 다 커팅하고 있어요. 저희 샵에서 쓰기에 편하고 딱 맞는 사이즈가 있기 때문에, 귀찮은 일이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1-2시간의 투자가 시술하는데 능률을 정말 많이 올려주거든요.
그리고 가게에는 따로 전화를 두지 않았어요. 제가 직접 고객님들과 예약 시간을 조정하고, 고객 관리까지 모두 제가 컨트롤하고 있어요. 직원들은 일에만 집중해도 될 정도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서요. 그리고 제가 시술 타임이나 예외 상황에서 판단을 훨씬 빨리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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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네일아티스트에 관하여

시술하면서 본인만의 철학이나 원칙이 있는지?

저는 손톱의 손상도를 최소한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네일 케어는 무엇보다도 예민함과 섬세함이 필요한 작업이에요. 어떤 선을 벗어나면 너무 빨리 뒤집어지거나 피가 나기도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손상도를 줄이고 성심 성의껏 관리해드리려고 항상 신경 쓰고 있어요. 그래서 재료도 더 꼼꼼히 고를 수밖에 없고요.

언제까지 이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손이 헐거워질 때까지?(웃음) 농담으로 저희 신랑에게 40살이 될 때까지만 할 거라고 했었거든요. 신랑은 믿지 않더라고요. 아마 네일샵을 안 하더라도 네일학원 이라던가, 네일에 관련된 일은 계속하고 있을 것 같아요. 제품을 수입한다던가 네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가구를 만들어드리고 싶기도 하고, 소소한 소품을 만들어드리고 싶기도 하고요. 가능하다면 네일샵 토탈 컨설팅에도 진출해보고 싶어요.

그때까지 일을 하기 위해 현재 준비하고 있거나 노력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네, 지금 문신 교육도 받고 있고요. 트렌드가 끊임없이 바뀌고 있어서 세미나도 꾸준히 가고 있어요.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가려면 중간중간 제 스스로를 환기시키는 게 분명히 필요하기 때문에, 여행도 자주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캠핑을 좋아해서 가족들과 엄청 많이 다녔었는데, 최근엔 미세먼지도 심하고 해서 자주 못 갔네요. 계속 텐트 치고 자는 꿈을 꾸고 있어요.(웃음) 아! 그리고 건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평소에 맛있고 건강한 음식 위주로 챙겨 먹고, 저희 가게에서 일주일에 1번씩 운동도 하고 있어요. 기본적인 삶이 흔들리는 상태에선 이 일도 할 수 없을 테니까요.

앞으로 네일아트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인식되길 원하시나요?

아직도 네일아트는 할 게 없어서 배우는 분야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너무 많아요. 네일아트가 사실 굉장히 귀하고 좋은 일이거든요. 쉽고 낮게 생각하는 시선이 아직도 너무 많아서 마음이 안 좋아요. 하지만 이런 인식을 바꾸려면 결국은 네일 하는 사람들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손님을 통해 회원권으로 돈만 벌려는 생각을 버리고, 고객들이 정말 원하는 부분에 대해 파악하려 한다면 서로 존중받을 수 있는 정말 값진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손님들이 저를 다 선생님이라고 불러 주셔요. 스스로가 늘 채우고 성장해나가는 자세가 갖춰진다면 자연스럽게 존경받을 수 있는 직업인 것 같아요. 네일 하는 친구들이 오히려 공부도 더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네일아트는 절대 쉽고, 할 일 없어서 배우는 일이 아니에요. 제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가능할 것 같고요. 이런 취지에 대해서도 더 많은 분들이 아실 수 있도록 제가 더 많이 노력할 거예요.

 

연희동 네일 is ________?
연희동 네일이 말하는 연희동 네일은?

어떤 샵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는지? 목표가 있다면?

위로받고 싶을 때나 혹은 모르는 사람에게 마음을 터놓고 싶을 때 대나무숲 같은 느낌 있잖아요. 그런 가게가 되고 싶어요. 저한테 얘기하면 제가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힘든 상황에 대해 따뜻한 얘기를 나누고 손을 잡아줄 수 있는 네일샵? 그리고 그 사람이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정도는 아는 네일샵! 여기 가면 고민과 걱정들이 힐링 될 수 있는 네일샵으로 알려지고 싶어요.

 

yeonhuidongnail

 

연희동 네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1길 22
070-7804-0427
instagram.com/yeonhuidongnail

 

edit : 이수진 / photo : 오치화 / design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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